연금저축 세액공제 (과세이연, 저율과세, 강제성)
연금저축 가입하면 정말 세금을 덜 낼까요? 저도 처음엔 연말정산 환급금 때문에 시작했습니다. 70만 원 정도 돌려받으니 "이건 안 하면 손해구나" 싶더군요. 그런데 몇 년 지나고 보니 진짜 힘은 세액공제가 아니라 다른 데 있었습니다. 과세이연과 강제성, 그리고 저율과세까지 합쳐지면서 장기적으로 어마어마한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걸 체감하게 됐습니다.
세액공제는 시작일 뿐입니다
연금저축에 연간 600만 원을 납입하면 최대 16.5%인 99만 원을 세액공제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IRP까지 합치면 연간 900만 원 한도로 최대 148만 원까지 환급받는 구조입니다. 솔직히 이것만 봐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확정 수익률 16.5%를 보장하는 금융상품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제가 몇 년간 연금계좌를 운용하면서 느낀 건, 세액공제는 일종의 '입장료 할인권'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진짜 게임은 그 이후에 시작됩니다. 30년 동안 매년 99만 원씩 돌려받으면 총 2,970만 원인데, 이걸 그냥 현금으로 받아두는 게 아니라 다시 투자할 수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이 돈이 복리로 굴러가면 단순 합계보다 훨씬 큰 금액으로 불어납니다. 일반적으로 세액공제를 수익률로 환산하는 시각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건 '시드머니 보너스'로 보는 게 더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국가가 노후 준비를 돕기 위해 초기 자본을 지원해주는 셈이니까요. 문제는 이 보너스를 받고도 중도 해지하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과세이연이 만드는 1억 원 차이
과세이연은 지금 내야 할 세금을 나중으로 미루는 제도입니다. 일반 계좌에서는 수익이 날 때마다 15.4%의 세금을 떼지만, 연금계좌에서는 55세 이후 연금을 수령할 때까지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언뜻 보면 '나중에 어차피 낼 건데 뭐가 다르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로 계산해보면 차이가 엄청납니다. 월 50만 원씩 30년간 연 7% 수익률로 투자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일반 계좌에서는 매번 수익의 15.4%를 세금으로 내야 하니 최종 금액이 약 4억 7천만 원 정도 됩니다. 반면 연금계좌에서는 과세이연 덕분에 약 6억 1천만 원이 됩니다. 차이가 1억 4천만 원입니다. 같은 금액을 넣고 같은 수익률로 굴렸는데 세금 구조 하나 차이로 이 정도 격차가 생깁니다. 제가 2022년 폭락장 때 연금계좌를 열어보지 않았던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어차피 55세 전엔 찾기 어렵다는 걸 아니까 굳이 확인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일반 계좌는 매일 들여다보며 불안해했는데, 연금계좌는 그냥 두게 되더군요. 그 덕분에 회복 구간의 수익을 온전히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과세이연은 단순히 세금을 미루는 게 아니라, 인간의 조급함을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투자 초기 1년 차이는 0.48% 정도로 미미하지만, 10년이 지나면 6%, 20년 후엔 13%, 30년 후엔 23%로 격차가 점점 벌어집니다. 복리 효과와 과세이연이 결합하면 시간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차이가 커지는 겁니다. 스노볼이 굴러가는데 중간에 세금이라는 자갈길을 만나지 않으니 훨씬 빠르게 불어나는 구조입니다.
저율과세와 강제성, 숨은 무기
연금을 수령할 때는 일반 금융소득 세율 15.4%보다 훨씬 낮은 3.3%에서 5.5%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50대에는 5.5%, 60대에는 5.5%, 70대에는 4.4%, 80대 이상은 3.3%입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세율이 낮아지는 구조라 장수 리스크에도 대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오해가 있는데, '나중에 세금 내는 거면 결국 손해 아닌가?'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계산해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세액공제로 미리 받은 돈을 30년간 복리로 굴리고, 중간에 과세이연으로 세금을 안 내고, 마지막에 3~5%의 낮은 세율로 정산하는 구조니까 어떤 각도로 봐도 유리합니다. 특히 연간 1,500만 원 이하로 수령하면 저율과세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어서 효율이 극대화됩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강제성'이었습니다. 돈이 묶인다는 게 단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최고의 장점입니다. 일반 계좌에 1억이 있으면 참기 힘들지만, 연금계좌에 1억이 있으면 아예 손도 못 대니까 마음이 편합니다. 이건 자기 결박의 원리입니다. 고통 자체를 없애는 겁니다. 저축보험이 금리는 낮아도 사람들이 잘 모으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안 내면 실효되니까 강제성이 있는 거죠. 연금저축은 자율이지만, 55세 전 중도 해지 시 페널티가 크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강제성과 비슷한 효과를 냅니다. 제 주변에서 연금저축 깨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월 50만 원씩 30년간 모으면 원금은 1억 8천만 원이지만, 과세이연과 복리 효과로 일반 계좌보다 1억 1,627만 원 더 모을 수 있습니다. 이건 원금의 약 65%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30세에 시작하면 3억 9천만 원, 40세에 시작하면 1억 5천만 원이 됩니다. 10년 차이가 2.5배 격차를 만드는 이유는 시간이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연금저축은 단기 수익을 위한 상품이 아니라,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구조였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얼마를 버느냐'보다 '어떤 구조 안에서 굴리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지금 당장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미래의 나를 위한 투자로서 연금저축만큼 확실한 대안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매월 125만 원씩 평생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면, 결국 지금부터 시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71DQQIcTlc